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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실화와 영화, 어느 것이 더 공포인가.
살인의 추억은 실제 일어났던 화성 연쇄사건을 모티브로 제작된 영화이다. 1986년 경기도에서 젊은 여인들이 무참히 강간, 살해당한 시채로 발견되기 시작한다. 몇 개월의 짧은 텀을 두고 비슷한 수법의 강간살인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사건은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하고 일대는 연쇄살인이라는 생소한 범죄의 공포에 휩싸이게 된다. 사건 발생지역에 특별 수사본부가 설치되고, 수사본부는 지역 토박이 형사들과 서울에서 자원해 온 형사가 팀을 이루게 된다. 범인은 수사진이 놀랄 정도로 자신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살해하거나 결박할 때도 모두 피해자가 착용했거나 사용한 물품을 이용했다. 심지어 강간의 경우에도 체모 하나 남기지 않는 치밀함을 보인 범인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수사한다. 많은 노력이 있었음에도 검거 실패라는 아픈 결말을 보여주지만 누군가는 범인을 잡기 위해 끊임없이 추적한다는 것, 범인은 반드시 잡힐 것이라는 것, 결국은 법의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경고를 날리며 영화가 마무리된다.
2. 연쇄살인의 시작
1986년 1월 모든 사건은 이춘재가 군대를 제대하면서부터 시작된다. 경찰이 분석한 범행 동기는 욕구불만이었다. 내성적이었던 이춘재는 기갑부대에 입대한 뒤 앞장서 탱크를 몰면서 처음으로 주도적인 역할을 경험하며 쾌감을 느꼈고 전역 뒤 다시 단조로운 삶으로 돌아간걸 못 견디면서 범죄를 저지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춘재가 전역한 직후부터 연쇄살인을 시작하기 전 연쇄성범죄를 먼저 저질렀는데 항상 범죄 전 피해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고 한다. "네 서방 뭐해?" 항상 피해자들에게 남편의 직업을 물어봤고 이 서방이란 특이한 표현은 연이은 성범죄가 동일범의 소행임을 추측하게 했다. 성범죄 이력은 1986년 2월부터 9월까지고 9월 이후 첫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3. 약자에게만 드러나는 폭력성과 잔인함
살인사건에서도 폭력적이고 여성을 모욕하는 범행 특성은 동일했다. 1차 사건 피해자는 70대 여성으로 목초지에 유기되었다. 살해 방법은 액살 즉, 맨손으로 목을 조른 것이며 성범죄 흔적 또한 발견됐다. 1차 사건 후 다음 달 두 번째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동일수법으로 20대 여성의 목을 졸라 살해했고 이번에는 칼로 여러 차례 찔린 흔적까지 발견된다. 점차 두드러지는 가학성을 엿볼 수 있다. 12월 3차 4차 살인이 발생하고 86년에만 석 달 사이에 화성시 태안읍과 정남면 일대에서 네 차례나 부녀자 피살사건이 발생했고 잔혹한 연쇄살인으로 마을 사람들은 공포에 떨어야 했다. 이춘재 살인사건의 특징 중 하나가 바로 끈으로 목을 조르는 교살이다. 3차 사건에서 처음 교살의 특징이 나타난다. 피해자의 속옷으로 얼굴을 덮어 씌우기까지 하면서 피해자를 비인격화하는 행동까지 일삼는다. 즉, 피해자를 사람이 아니라 성적 대상으로만 취급한 것이다. 결국 5차 사건부터 공개수사로 전환하여 대규모 수사인력이 투입된다.
4. 시간은 속절없이 흐른다.
성과 없이 시간은 흐르고 살인사건은 무려 10차에 이르게 된다. 화성 연쇄살인 사건에 동원된 수사 경찰관은 연인원 40여만 명에 방범에 동원된 경찰관을 포함하면 100여만 명에 이를 정도로 힘을 쏟았지만 이 사건 수사에 대한 지난 경찰의 성과는 국민들의 질책을 면치 못했다. 엄청난 규모의 수사 인력을 투입했으나 사건 해결의 전망은 보이지 않은 채 사건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서서히 잊혀 갔다. 게다가 범인은 10차 사건을 끝으로 범인은 자취를 감추고 더 이상 연쇄살인은 일어나지 않는다.
5. 현대의 과학수사와 DNA
사건이 처음 발생된 지 30여 년 만인 2019년도에 화성 연쇄살인사건 증거물에서 발견된 DNA와 이춘재의 DNA가 일치한다고 경찰이 발표한다. 경찰이 발표한 범인 이춘재는 25년 전 충북 청주에서 처제를 살해하여 복역 중인 상태였다. DNA 결과가 나오자 이춘재는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진다. 결국 연쇄살인은 스스로 멈춘 것이 아닌 10차 사건 이후 처제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잡혀 교도소에 수감되어있었기에 더 이상 살인을 저지르지 못했던 것이다.
6. 강압수사의 피해자 윤 씨
화성 연쇄사건 수사 당시 억울하게 용의자로 지목되어 가혹행위와 강압수사를 받았고 결국 허위자백을 하게 된다. 허위자백 과정을 들어보면 가장 기본적인 의식주의 욕구조차 채울 수 없는 상황에서 윤 씨는 견딜 수 없었던 것이다. 이일로 20여 년의 복역 한 윤 씨는 이춘재의 검거로 오명을 벗고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춘재에게 범행을 인정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 윤 씨의 마음은 어땠을지 감히 상상할 수 없다.
이춘재를 검거하고 싶었던 다양한 위치의 사람들이 만들어낸 여러 상황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며 억울함은 다독이고 잘못은 처벌하며 사회와 국민이 서로를 보듬어 앞으로 나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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