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1.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소설과 영화
위대한 개츠비는 두 가지 영화 버전으로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다. 이전 세대 사람들 같은 경우에는 로버트 레드포드 주연의 1976년 영화를 떠올리고 비교적 요즘 세대 사람들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2013년의 영화를 떠올린다. 그 이전에도 1940년대 흑백영화로 만들어졌던 적이 있었던 만큼 위대한 개츠비의 원작 소설은 아메리카 드림을 가장 잘 그렸다고 평가된다. 미국에서는 고등학생들의 필독도서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위대한 개츠비를 더욱 재밌게 보려면 미국 사람들의 상상 속에서 1920년대가 어떤 역사적 기간인지 알고 보면 훨씬 즐겁다.
2. 새로운 세계 주역의 등장
1920년은 흔히 미국의 역사를 으르렁거리는 20년대라고 불린다. 뭔가 굉장히 박력이 있고 모든 것이 에너지가 넘쳐 터져 나가는 시대를 표현한 말이라 할 수 있다. 1921년부터 1929년 사이에 미국이 유례없는 경기 호황을 맞게 되면서 미국이 세계 무대에서 자신감을 가지고 우뚝 섰던 시기가 1920년대이다. 미국의 경제를 보면 이미 1880년대에서 90년대 코넬리우스 벤더빌트라던지 존 록펠러 같은 사람들의 출현으로 제조업에서는 미국이 유럽을 상당히 앞질러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문화적으로는 미국이 그때 당시만 하더라도 여전히 흉내 내고 있었다. 예를 들어 19세기 미국 최고의 재벌이라 불리는 앤드류 카네기의 오는 날까지 오래 남겨져있는 업적은 카네기홀이다. 카네기홀은 유럽 클래식 음악에 헌정한 신전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 다른 19세기 미국 최고 부자 중 한 명인 철도왕이라 불리는 코넬리우스 벤더빌트의 손자는 자신의 이름에 역대 미국 1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의 이름을 붙이고 3세라는 유럽 귀족의 작명법을 따와 조지 워싱턴 벤더빌트 3세라고 이름을 지었다. 이는 당시 미국인들이 돈을 벌면 유럽 귀족 흉내를 내고 싶었다는 것을 상징한다. 이 사람이 지은 빌트모어라는 유명한 대저택이 있는데 프랑사의 르네상스 식 샤토 드 블루아 저택과 매우 흡사한 외형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미국 상류층은 유럽을 흉내 내며 과시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보여준다
3. 미국의 으르렁거리는 20년대
하지만 1920년대가 들어서면서 상황이 많이 바뀐다. 일단 국제 정세에서 미국이 유럽을 압도하기 시작한다. 제1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대영제국의 전성기로 영국이 세계 최강대국이었다. 1차 대전 당시 영국이 프랑스, 러시아와 한 팀으로 독일과 싸우고 있었는데 프랑스와 러시아의 재정이 약화되면 독일과의 전쟁에서 연합군이 빠져나갈 것을 우려해 프랑스와 러시아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당시 영국도 전쟁 중이었기 때문에 재정이 넉넉한 상황이 아니었고 뉴욕의 금융가들에게서 그 돈을 상당 부분 빌려왔다. 그래서 영국은 전쟁에 승리하여 패전국인 독일에게 엄청난 전쟁배상금을 물려서 미국인들에게 진 빚을 갚으려 했다. 하지만 당시 경제적 상황을 보면 오랜 전쟁으로 유럽의 경제가 피폐해져 패전국인 독일은 말할 것도 없이 승전국인 프랑스나 러시아도 영국에게 빚을 못 갚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은 상황이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본 미국 금융가들은 유럽의 경제를 살려 놓지 않으면 유럽 국가들이 줄도산하면서 빌려준 돈까지 못 받을 상황에 처하자 미국인들이 적극적으로 유럽 대륙에 투자를 하기 시작한다. 엄청난 돈이 유럽에 풀리면서 당시 미국의 주 투자 대상국이었던 독일과 프랑스를 중심으로 미국까지 연이어서 엄청난 경제 호황이 일어나게 된다. 독일은 이때의 경제 호황 시기를 황금으로 된 20년대라고 표현, 프랑스에서는 미친 연도라고 표현한다. 그만큼 기대 이상의 경제 호황이 발생했고 독일과 프랑스가 돈을 벌수록 이자에 이자를 더해 받아 미국의 월스트리트로 돈이 들어오고 있었기 때문에 가장 큰 경제 호황의 주인공은 미국이었다. 1920년대에는 미국의 상위권 중산층들이 주식투자를 하기 시작하고 1921년부터 29년까지는 미국의 주식이 가장 고공 행진하는 시기이다. 1921년대에 약 70대였던 다우지수가 1929년이 되면서 380대의 다우지수로 껑충 뛰어올랐다. 또한 1920년대의 미국은 자동차, 비행기, 전화, 전신 등 기술의 대중화가 이뤄지면서 일반적인 미국인들이 중산층의 유럽인들보다도 더 나은 라이프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역전이 일어나게 된다.
4. 격변하는 시대와 사랑을 위한 위험한 도전
이런 시대의 배경으로 위대한 개츠비는 주인공 개츠비와 데이지의 사랑을 보여준다. 데이지는 부유한 상류층 자제였지만 개츠비는 매우 가난하고 몰락한 집안의 자제로 태어나 사랑하지만 데이지와 이별할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지만 단지 경제적인 차이 때문에 이별하게 된 개츠비는 어떤 방법으로든 데이지와 다시 사랑하겠다 다짐하고 그 목표 하나만으로 부단히 도 노력한다. 그 노력이 부정한 방법이었던 것이 문제였다. 부정한 방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어마어마한 부를 갖게 된 개츠비지만, 그로 인해 개츠비의 비극도 시작된다. 하지만 사람들은 개츠비를 낭만적인 캐릭터로만 받아들였을 수 있다. 그 이유는 도덕적 타락과 쾌락추구가 난무하는 사회에서 자신의 순수한 사랑을 지키고 이루기 위해 인생을 바치는 모습에서 진정한 사랑은 표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화려한 삶을 사는 듯 해 보이는 개츠비는 결국 타고난 사회지도층들을 따라가지 못하고 사랑을 포함한 모든 것을 잃고 목숨까지 잃게 된다.
5. 위대한 개츠비의 소설과 영화가 명작으로 평가받는 이유는 뭘까
원작이 쓰인 지 거의 백 년이 지난 지금에도 영화로 계속해서 재탄생하는지 생각해보면 1920년대 이후로 세계경제가 미국의 모습과 비슷하게 이어지고 있었기에 가능하다 볼 수 있다. 부동산과 주가가 고공 행진하면서 새로운 상품들이 출현하고 경제 호황이 일어나는 분위기와 항상 뒤따르는 부작용들로 인해 경제공황이 찾아오면서 삶이 힘들어지는 시기를 반복하며 살고 있기 때문이다. 'Roaring 20's'라고 불리는 시기가 계속 20년 주기로 반복되어 오면서 이 주기를 깊은 의미로 바라보지 못하고 이런 주기에 휩쓸리며 살아가고 있는 모습들 때문에 오늘날까지도 위대한 개츠비가 명작으로 평가될 수 있지 않나 싶다. 즉,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인간의 욕심과 후회 그리고 희망을 모두 담은 작품이기에 가능했다.
'영화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괴물 - 가장 찬란한 순간, 괴물이 되다. (0) | 2022.07.10 |
---|---|
독전 - 아시아 최대 마약 조직을 추적하라 (0) | 2022.07.10 |
[영화] 방화 - 청춘, 그 설렘의 기록 (0) | 2022.07.08 |
터널 - 집으로 가는길 (0) | 2022.07.07 |
악마를 보았다 - 복수의 두 얼굴, 광기의 대결 (0) | 2022.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