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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만로맨스

    장르만 로맨스는 10대부터 50대까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부부, 친구, 이웃, 사제까지 주인공 '현'을 둘러싼 버라이어티 한 관계를 참신하게 풀어낸 영화입니다. 또한 제목처럼 로맨스를 소재로 다루면서도 또 다른 관계와 성장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내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냅니다. "각 캐릭터들의 콘셉트와 컬러가 필요한 영화라고 생각했다"는 감독의 말처럼 매력 넘치는 인물들을 표현하기 위한 섬세함이 눈에 띕니다. 각 인물들의 내면을 알아보며 작품을 좀 더 깊게 이해하고 싶게 하는 작품입니다. 

     

    1. 인생 참 따갑다고 말하는 베스트셀러 작가 '김현'

    전 국민이 아는 베스트셀러 소설을 내놓은 이후 무려 7년째 슬럼프를 겪는 중이다. 출판사에  약속한 원고 마감 날짜는 다가오는데 글은 마음처럼 써지지 않아 눈앞이 캄캄하다. 현대를 살아가는 중년 남성의 지질함과 안쓰러움을 모두 가지고 있는 인물이다. 훌륭한 신예들은 계속 등장하는 상황 속에서 굉장한 초조함을 느낀다. 실제로 대학교의 친한 후배가 외국에서의 수상 가능성이 화제가 되고 그런 상황에서 계속 비교당한다. 더 이상 나를 작가님이 아닌 교수님으로 부르는 많은 후배들과 제자들을 보며 그들에게 자신은 더 이상 작가가 아닌 단지 교수일 뿐인 것 같은 느낌에 씁쓸하다. 한 번의 이혼 후 새로 가정을 꾸렸지만 기러기 생활 중이다. 주변 환경도 정돈되지 않은 생활을 하며 마감이 코앞이지만 현실을 외면한 채 낚시에만 몰두한다. 평범하면서도 재능이 있는 작가였지만 그 재능은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중년 남성이다. 영광의 순간을 놓지 못한 채 주변 사람들을 대하지만 제일 불안한 건 자기 자신인 모습이 많이 보인다. 

     

    2. 애증과 열등감이 가득한 출판사 대표 '순모'

    '김현'의 오랜 친구이자 출판사 오픈마인드의 대표이다. '현'을 열심히 채찍질하며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함과 동시에 '현'의 전처인 '미애'에게 지고지순한 순정을 몰래 바치고 있다. 영화나 만화에 많이 등장하는 이인자 캐릭터다. 김현과 같이 문학을 전공했지만 순모는 작가로서 재능을 꽃피우지 못했고 출판사를 개업하고 김현의 작품을 가지고 사업을 있어가고 있다. 김현은 자신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자 가장 열등감을 느끼게 하는 존재이다. 김현에게 사랑도 뺏기고 재능에서도 밀리며 상대적 박탈감을 가졌지만 그럼에도 김현에 대한 애정이 굉장히 큰 캐릭터다. 생긴 건 험악해도 하는 행동은 멜로적인 남자다. 김현과 미애가 이혼 후 그런 미애와 비밀연애를 하며 과거에 이뤄지지 못했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을 잊어가고 있다. 하지만 이것을 김현에 대한 열등감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 온전한 사랑이라고만 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현이 바람을 피우다 걸려 이혼까지 하게 된 미애를 사랑으로 품으로써 사랑도 쟁취하고 열등감도 극복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인간은 여러 가지 감정으로 선택을 한다. 단순히 사랑만 가지고 인생의 많은 결정을 하지 않고 그 이면에는 열등감이나 다양한 감정들이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인물이다.

     

    3. 완벽주의 워킹맘 '미애'

    기본적으로 시원한 성격에 자존심이 굉장히 강하고 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 캐릭터이다. 아들인 성경이가 사고를 칠 때마다 김현을 찾고 있지만 사실 성경은 하나의 매개체인 것이고 김현에 대해서 감정이 아직 남아있는 것 같다. 바람을 핀 김현 때문에 자존심 하나로 이혼했지만 본인도 모르게 김현에게 의존하는 인물이다. 본인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보다는 김현을 통해 해결하려는 모습을 자주 보이며 미약하게나마 관계를 이어가려고 애쓴다. 이런 미애 때문에 김현의 두 번째 부인은 미애의 마음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을 눈치채고 갈등을 예고한다.

     

    4. 시한폭탄 같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사춘기 '성경'

    김현과 미애의 아들로 사춘기를 보내고 있는 고등학생이다. 이웃집에 사는 미스터리한 4차원의 정원을 자주 마주치게 되고 함께 소통하며 지내는 시간이 늘어간다. 이혼 후 아빠는 재혼하고 엄마는 연애를 하고 있단 사실을 알고 있고 엄마의 연애 상대가 아빠의 친구인 것에 대해 정신적 충격이 조금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밝고 건강하게 자란 착한 아이다. 완벽하진 않지만 자신의 의사를 나름 정당한 방법으로 표현할 줄도 아는 인물이다. 부모가 부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웃 정원은 성경이 유일하게 기대고 고민을 말할 수 있는 안식처 같은 역할을 해준다.

     

    5. 4차원의 이웃사촌 '정원'

    이웃집에 사는 '성경'과 우연히 자주 마주치고 나이차와 상관없이 어울리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끊임없이 오디션에 도전하며 배우의 꿈도 놓지 않는다. '정원'과 '성경'에 대해 일부 관객들은 로맨스적 관계로 오해하지만 우정에 더 가깝다. 편하게 대화하고 상담하는 관계가 누구보다 절실했을 성경과 정원은 보다 빠르게 친해졌을 것이다. 극 중에서 정원이라는 인물에 대해 어떤 상황의 캐릭터인지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았지만, 아마도 정원이는 잃어버린 순수성과 지키고 싶었던 그 순수성을 성경이를 통해 찾고 있지 않았을까 싶다. 여러 장면들을 통해 정원 또한 사랑과 애정, 관심이 필요한 인물이란 것을 잘 표현하고 있다. 자기 일에서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대중들의 관심을 갈구하는 무명의 배우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안식처가 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때문에 각자 힘들었을 당시 성경과 정원은 서로에게 정신적으로 교감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관계인 것으로 보인다. '성경'이 '정원'에게 기댈 수 있었다면 정원은 성경에게 내가 뭔가를 해줄 수 있는 사람이었다는 걸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6. 다양한 관계를 통해 내면의 치유를 보여주는 영화

    주요 인물 6인의 관계를 쫓아가다 보면 지루할 틈이 없는 영화이다. 전개도 좋고 주제의식도 확실하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해 깊게 고민하고 생각해 볼 수 있는 요소들이 넘쳐난다. 장르만 로맨스는 한마디로 인간의 성장과 나아감의 이야기다. 특히 '성경'이라는 아이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반드시 겪게 되는 사랑과 상처를 필두로 어른임에도 불구하고 어른답지 못했던 인물들, 태도를 명확하게 하지 못했던 어른들이 진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제대로 보여주는 영화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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