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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과 현실이 뒤섞인 플롯과 여러 가지 영화적 상징들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 '조커'에 대한 이야기다.
조커의 행동에 목적이 있을 거란 브루스 웨인의 말에 집사인 알프레드가 대답했던 유명한 대사가 있다. 어떤 이는 그저 세상이 불타는 걸 보고 싶을 뿐이다. 영화 조커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조커라는 영화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조커를 이유삼아 문제를 일으킬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바로 세상이 불타는 걸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더 이상 잃을게 아무것도 없는 제2의 아서 플렉들이지 않을까. 크고 작은 문제들에 둘러싸인 채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슬픔과 좌절 그리고 분노를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영화 조커를 통해 우리 사회가 겁내야 하는 것은 무작정 연쇄살인을 저지르는 사이코 패스가 아니라 극심한 양극화와 사회의 무관심이 만들어 낼 현실판 조커의 출현일 것이다.
1. 조커는 언제, 어디서, 누구든 탄생될 수 있다.
이 영화의 의도는 꽤 명확하다. 여러 가지 다양한 해석들도 결국 하나의 결론으로 귀결되어있다. 조커라는 악당은 어떻게 탄생되는지가 그 결론이다. 조커는 마치 계급사회 와도 같은 현대 양극화 문제를 제기하고 경고하고 있는 영화이다. 또한 그 문제제기 방식이 다른 영화들보다 훨씬 더 직관적이고 노골적이다 할 수 있다.
2. 모이는 군중 속 쌓여가는 문제들
영화 속에서 조커는 민중들을 선동하고 있지 않다. 이미 고담시에 거리마다 쌓여있는 쓰레기 더미의 모습처럼 크고 작은 문제들이 쌓여가고 있었고 몰려드는 쥐떼처럼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로 인해 사람들은 시위를 하러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방아쇠를 당긴 조커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상징, 이미 넘쳐났던 쓰레기 더미 즉, 사회문제에서 터져 나온 상징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의 우려처럼 만약 조커라는 영화가 현실에서 진짜 방아쇠를 당길 동기부여가 된다면, 바로 그곳이 문제가 거리거리마다 쌓인 현실 세상의 고담일 수 있다.
3. 조커의 영향력과 각기 다른 이해와 해석
누군가는 조커라는 영화의 완성도와 작품성을 극찬하며 이영화가 현실의 방아쇠를 당길 동기부여가 절대 될 수 없다고 확신한다. 하여 세상에 아픔과 슬픔을 가진 모두가 조커처럼 행동하지 않는다고 쉽게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커라는 영화는 오히려 그러한 폭력적이고 고압적인 태도를 경계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만약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 어쩌면 시위가 벌어지는 극장 밖의 사정은 아랑곳없이 누군가의 비극을 공감하거나 통감하지 못한 채 편안히 코미디를 즐기고 있는 인물들의 온상일지도 모르는 일이다. 조커는 단지 영화일 뿐이지만 그 영향력과 파급력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감독인 토드 필립스는 영화의 충격을 감쇠시켜 줄 다양한 완충장치를 영화 속에 심어두었다. 바로 '아서'의 망상과 영화의 결말이다.
4. 아서의 망상은 어디까지일까
조커에서 가장 흥미롭고 화두가 될 부분은 아마도 아서의 망상에 대한 이야기다. 영화에서 직접적으로 보여준 부분은 머레이 TV쇼 앞으로 불려 간 망상과 소피를 연인으로 여긴 망상이다. 그 외에도 처음부터 정신병원에 있었다는 해석, 아서가 진짜 토마스 웨인의 아들이라는 해석 등등 영화 조커는 다양하게 해석될 여지가 유난히 많은 작품이다. 하지만 망상증 환자인 아서 플랙을 주인공으로 하고 있는 이 영화에서 명확한 하나의 정답이나 단 하나의 해석에 집중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조커를 여러 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보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고자 노력하는 일은 꼭 필요하다 생각된다. 감독이 망상과 현실의 경계에 걸쳐있도록 만든 연출과 의도에 대해 한번쯤 깊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5. 망상과 현실의 모호한 경계와 'THE END'
조커라는 영화는 과대망상증 환자 아서가 주인공으로 나온다. 사회에서 소외된 아서가 조커라는 악당으로 탄생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기도 하지만 망상이라는 소재를 이용함으로써 스토리는 물론, 결말에 있어서까지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폭력적이고 위험하면서도 매력적인 악당이 등장하는데 현실의 사회문제와 갈등까지 얽혀있어 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조커처럼 리얼한 영화일수록 관객을 작품과 현실에서 분리시킬 필요가 있기에 영화가 끝나며 등장하는 'THE END'라는 단어 역시 이것은 단지 영화라는 것을 강조함으로써 관객들에게 현실과의 거리를 명확하게 인지시키고 있다. 영화의 리얼함으로 인해 고양된 감정을 가라앉히게 만드는 하나의 연출 방법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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