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과 현실이 뒤섞인 플롯과 여러 가지 영화적 상징들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영화 '조커'에 대한 이야기다. 조커의 행동에 목적이 있을 거란 브루스 웨인의 말에 집사인 알프레드가 대답했던 유명한 대사가 있다. 어떤 이는 그저 세상이 불타는 걸 보고 싶을 뿐이다. 영화 조커가 논란이 되는 이유는 조커라는 영화에 문제가 있어서가 아니라 조커를 이유삼아 문제를 일으킬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바로 세상이 불타는 걸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아닐까. 더 이상 잃을게 아무것도 없는 제2의 아서 플렉들이지 않을까. 크고 작은 문제들에 둘러싸인 채 사회에서 외면당하고 슬픔과 좌절 그리고 분노를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들일 것이다. 영화 조커를 통해 우리 사회가 겁내야 하는 것은 무작정 연쇄살인을 저지르..
기생충의 진짜 의미는 자본가에게 기생하려 했던 사람들의 모습보다도 더 깊은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1. 수석의 다양한 의미 영화 초반, 기우의 친구가 전해준 수석은 영화에서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영화 안에서 수석은 매우 다의적인 메타포이며 따라서 한 가지의 의미로만 해석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의미를 동시에 갖고 있다. 수석을 처음 가져오는 민혁은 수석에 대해서 '집안에 재물운과 합격운을 가져온다'라고 설명한다. 수석은 이렇게 '운과 요행'이라는 상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무질서인 자연의 돌에 수석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소유함으로써 통제'하려는 인간의 '계획'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수석의 본질은 '평범한 돌'인 것이다. 영화에서 수석이 가진 돌이라는 본질은 기우가 갖는 인간이라는 본질과..
1930년 이집트를 배경으로 한 추리물 나일강의 죽음은 추리소설의 대가로 알려진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영국 사교계 스타이자 막대한 부를 물려받은 상속녀인 리넷과 사이먼 도일이라는 청년과 결혼을 한 후 이집트로 신혼여행을 가서 겪게 되는 이야기이다. 1. 낯선 곳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 원작자 아가사 크리스틴은 "whodunit"이라는 누가 범죄를 저질렀는가에 초점이 맞춰진 추리소설의 대가이다. 아가사 크리스틴의 추리소설은 구성도 뛰어나지만 또 다른 흥행요소는 바로 1930년대 사람들이 가장 동경하던 여행지를 소설의 배경으로 많이 등장시켰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서는 런던과 터키의 이스탄불을 오가는 기차를 배경으로 하고 있고, '죽음과 약속'이라는 작품에서..
1. 서울대생 박종철 고문치사사건 1987년 1월 13일 하숙집에서 불법 체포된 서울대생 박종철(22)을 경찰이 심문 과정에서 구타, 고문하여 하룻밤만에 사망하게 한 사건이다. 1987년 1월 14일 당시 중앙대 용산병원에서 근무하던 의사 오연상이 긴급 왕진 요청을 받고 경찰들과 함께 이동한다. 5분 만에 도착해 보니 그곳이 바로 남영동 대공분실이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수많은 고문과 불법 수사가 이루어졌던 우리나라의 경찰 역사에 뼈아픈 과거이다. 의사 오연상이 대공분실 509호에 도착해 가장 먼저 본 것은 옷이 금방 더러워질 정도로 물로 흥건했던 바닥이었다. 또한 속옷만 입은 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젖어있던 박종철을 목격한다. 당시 경찰관들은 박종철이 전날 술을 많이 마셨는지 목이 마르다고 해서 물을 주..